카테고리 없음 / / 2023. 12. 10. 20:28

파이 이야기, 험난한 인생 항해에 나선 이들을 위한 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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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이야기
도서 파이 이야기

항해 중 사랑하는 가족을 모두 잃고 배고픈 호랑이와 함께 배에 표류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과 주인공 파이가 227일 동안 살아남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무엇인지 정리하고, 또한 이 작품을 쓴 작가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16세 소년 파이의 표류기

파이는 동물원을 운영하는 아버지, 다정한 어머니, 운동을 좋아하는 형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 인도의 정치경체적 상황이 불안해지자 아버지는 캐나다로 이민을 가기로 결심합니다. 파이의 가족은 북미지역에 팔기로 한 동물들과 함께 화물선을 타고 캐나다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하고 맙니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파이 혼자 구명보트에 실리게 되고 이내 화물선은 바닷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맙니다. "내 가족도 죽었다. 해가 지는 순간, 믿고 싶지 않았던 생각이 고통과 슬픔으로 바뀌었다. 가족은 죽었다. 나는 그 사실을 더 이상 부인할 수 없었다. 가슴에 품기에는 얼마나 지독한 일인가! 형을 잃는 것··· 함께 나이드는 경험을 하고 형수와 삶의 나무에서 새로운 가지를 칠 조카들을 선사해 줄 사람을 잃는다는 것. 아버지를 잃는다는 것···길잡이가 되어 도움을 주고 가지를 받쳐주는 기둥처럼 나를 든든히 받쳐줄 사람을 잃는다는 것. 어머니를 잃는다는 것···머리 위의 태양을 잃는다는 것" 책에는 파이가 가족을 잃은 슬픔이 이렇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파이는 또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구명보트에는 하이에나와 얼룩말이 함께 탔습니다. 오랑우탄은 1톤가량 되는 바나나를 타고 왔으며,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벵골 호랑이도 헤엄쳐 올라탔습니다. 폭풍이 멈추자 하이에나는 얼룩말을 뜯어먹고 이에 격분한 오랑우탄이 하이에나를 제지하지만 결국 하이에나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그다음 하이에나는 호랑이에게 잡아먹힙니다. 이제 호랑이와 단둘이 남은 파이. 과연 이 상황에서 파이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요. 이 작품은 16세 인도 소년과 뱅골 호랑이가 태평양을 표류하는 매우 독특한 상황을 통해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과정에서의 절망, 공포, 고독, 세상 모든 존재들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를 보여줍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동물, 인간과 신, 우정과 사랑, 믿음과 존중 등 세상 모든 존재들과의 공존 및 관계에 대해서 말입니다.

우주 전체를 본 현자

어른이 된 파이는 자신을 '천주교 힌드교도'라고 말합니다. 어린 시절 파이가 처음 소개받은 종교는 어머니를 통한 힌두교였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이슬람교의 매력에 빠져 신을 더욱 사랑하게 되고 그 종교들을 모두 믿게 되었습니다. 주위 어른들은 하나의 종교만 믿어야 한다고 나무랐지만 3천3백만의 신들이 있다고 말하는 힌두교도가 다른 종교의 신들을 믿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파이는 기독교 세례도 받고 이슬람식 기도를 위해 카펫도 샀습니다. 이런 파이에게 아버지는 인간의 '이성'을 믿으라고 강조하곤 했습니다. 채식주의자에 신을 사랑하는 파이는 태평양 한가운데 표류되어 '살기 위한 살생'을 하게 되고 육식도 하게 됩니다. 첫 살생은 '만새기'라는 물고기였습니다. 리처드 파커에게 먹히지 않으려면 배를 채워줘야 했으므로, 파이는 발버둥 치는 커다란 만새기를 놓치지 않으려 힘쓰다가 저도 모르게 손도끼로 만새기의 머리를 미친 듯 내리칩니다. 죽기 직전 무지갯빛으로 몸체가 변하는 것으로 유명한 만새기의 처절한 아름다움을 목격하면서 파이는 눈물을 뚝뚝 흘립니다. 그리고 외칩니다. '감사합니다. 비슈누 신이시여! 물고기의 모습으로 우릴 구원해 주셨습니다!' 인도에는 실제로 비슈누 신이 물고기로 화신해 세상을 구원했다는 신화가 전해집니다. 살인적인 태양빛, 그나마 든든했던 구호물품마저 순식간에 앗아간 폭풍우, 내내 출렁이며 온몸의 진을 빼는 짜디짠 바닷물···. 인간의 삶은 비슈누의 꿈에 불과하다 했던가요. 희망과 절망의 파도에 실려 죽어가던 파이는 몽상과 꿈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상태에 이릅니다. 별빛 휘황찬란한 밤에 검은빛과 은빛이 끝없이 너울대는 세상과, 해저 통행객으로 붐비는 하나의 거대도시라 할 수 있는 바닷속을 바라볼 때는 비슈누의 입에서 튀어나왔다가 우주 전체를 본 '마칸데야'라는 현자가 된 듯 경외감에 몸을 떨기도 합니다. 고통과 고통 사이에서, 자신의 고난이 커다란 구도 안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자신의 존재가 유한하고 미미한 것임을 느낍니다. 그리고 자신이 겪은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됩니다. 리처드 파커는 파이에게 더 이상 공포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가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그가 죽으면 절망을 껴안은 채 홀로 남겨질 테니까요. 절망은 호랑이보다 훨씬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파이가 살 의지를 갖게 된 것은 리처드 파커 덕분이었습니다 파이는 그를 훈련시키기로 했습니다. 그야말로 완벽한 서커스 링이 아닌가요. 숨을 데 하나 없는 둥그런 서커스 링. 파이는 호랑이와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합니다. 구명보트에도 '하루 일과'가 존재했습니다. 파이는 바쁘게 지냈습니다. 그것이 바로 생존의 열쇠였습니다. 그렇다고 절망적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었습니다. 파이는 신을 원망하면서 말 그대로 모든 것을 포기한 뒤에야 비로소 '신이 지켜보고 있었다'는 듯 구원을 받습니다.

세상은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

16세 소년의 표류기, 어디까지 진실일까요? 어떻게 생존할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해 파이는 답합니다. '생존은 바로 나로부터 시작한다'라고, 조난자가 저지르는 최악의 실수는 기대가 너무 크고 행동은 너무 적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데서 생존은 시작됩니다. 이 작품에는 너무나 멋지고 믿기지 않는, 어디에서도 접할 수 없으며 놀라운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누워있는 파이를 찾아온 일본 선박회사 관계자들 역시 파이의 표류기에 감동하지만 믿지는 못합니다. 파이는 결국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호랑이, 하이에나, 얼룩말과 오랑우탄 대신에 그것들을 앎은 인간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질문을 던집니다.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든 인간이 나오는 이야기든, 어느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증명할 수 없지요. 그래서 묻는데요, 어느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나요?" 관계자들은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라고 답합니다.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를 회사에 보고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과 같은 파이의 말을 되새겨볼 만합니다.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뭔가를 이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뭔가를 갖다 붙이지요. 아닌가요? 그게 인생을 이야기로 만드는 게 아닌가요?" 모든 것은 신을 믿는 것처럼 사실이냐 아니냐 보다는 '믿음'에 달려 있습니다. 세상에는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으므로 인생이라는 이야기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믿을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중요한 선택의 문제일 것입니다.

작가 소개

저자 얀 마텔은 1963년 스페인에서 캐나다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캐나다, 알래스카, 코스카리카, 프랑스, 멕시코 등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성인이 된 후에는 이란, 터키, 인도 등지를 순례했습니다. 캐나다 트렌트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직업을 거친 후, 27세 때부터 글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1993년 <헬싱키 로카마티오 일가 이면의 진실>로 문단에 데뷔했습니다. 그 외 <자신> <파이 이야기> <베아트리스와 버질> 등을 썼습니다. <파이 이야기>로 2002년 부커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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