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3. 12. 9. 22:23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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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도서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죽음을 앞둔 두 남녀가 전하는 보석 같은 이야기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는 아마존닷컴 선정 2012년 최고의 책의 영애를 안았습니다. 주요 줄거리와 감상평을 정리했습니다.

보석 같은 소설

'불치병에 걸려 두 달 뒤에 죽는다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학창 시절 친구들과 모인 자리에서 뜬금없이 이런 주제로 이야기 나눈 적이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대답이 나오겠지만 절대 빠지지 않는 항목이 있다면 바로 사랑이 아닐까요. 죽기 전에 뜨거운 사랑을 해보고 싶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죽음을 앞두고 나누는 사랑이 얼마나 열렬하고 안타까울지, 상상하는 입장에서는 언제나 낭만적 감성이 앞섭니다. 사랑과 죽음은 소설, 드라마, 영화 등 서사장르의 단골 주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상자들은 흔하고 고루하다 말하면서도 결국에는 빠져들고 맙니다. 사랑과 죽음이야말로 가증 흔하고 흔한 주제이지만, 그 안에 담기는 저마다의 사연은 안타깝고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세상 모든 작가의 능력은 보편적인 주제를 특수한 에피소드로 새롭게 보여주는 데 있다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존 그린의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를 읽는다면 이 작품이 왜 '보석 같은 소설'이란 평을 받으며 아마존닷컴 선정 2012년 최고의 책에 올랐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또한 2014년에는 <안녕, 헤이즐>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되기도 했습니다.

죽음이 가까운 아이들

16세 소녀 헤이즐은 산소탱크를 몸의 일부처럼 상비해야 하는 말기암 환자입니다. 3년 전 갑상선 말기암 진단을 받아 수술했는데 현재는 폐로 전이된 데다 수술 부작용으로 폐이 물이 차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팔란키포'라는 약의 임상 대상이 되어 의학적 기적을 누리고 있긴 하지만, 생존 시간이 조금 늘어났을 뿐 병세가 나아지리란 기대는 할 수 없습니다. 간단히 말해 내일이나 일주일 뒤, 또는 한 달 뒤, 언제 사상과 이별할지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어거스터스는 촉망받는 농구 선수였지만 골육종 진단을 받고 일주일 만에 한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습니다. 골육종이란 뼈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데 신체 일부를 잘라냈다 해도 언제 재발할지 알 수 없는 병입니다. 그들은 암 환자들끼리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축복해 주는 '서포터즈'모임에서 만났는데 첫눈에 서로에게 빨려 들었습니다. 어거스터스는 캐롤린이라는 암에 걸린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녀가 먼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헤어져야 했던 슬픈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죽음을 앞둔 헤이즐을 사랑하는 걸 보면 어거스터스는 죽음 앞에 담대해 보입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들은 대화가 잘 통할뿐 아니라 서로를 지지해 주는 서포터즈와 같은 존재가 됩니다. 「조수가 밀려들어오자 네덜란드 튤립 맨은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결합하고 답변하고, 독을 퍼뜨리고, 감추고 드러내는 자, 보라, 솟구쳤다 가라앉으며 모든 것을 휩쓸어 가는구나" "그게 뭐죠?" 내가 물었다. "바다" 네덜란드인이 대답했다. "음, 그리고 시간하고"-피터반 호텐 《장엄한 고뇌》」 저자 존 그린은 작품 속에 나오는 '피터 반 호텐'의 소설이 실제 세상에 출간된 책인 양 위 내용을 서문으로 붙여놓았습니다. 《장엄한 고뇌》는 헤이즐이 수십 번을 반복해서 읽은 책입니다. 어거스터스에게 추천하자 그는 단숨에 읽고 헤이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특히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안나의 이야기가 중단된 것 때문에 후일담이 어떻게 될지, 대화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둘은 전혀 예기치 못했던 여행을 하게 됩니다. 어거스터스가 암 환자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 재단'에 생애 딱 한번 쓸 수 있는 자신의 소원 성취 기회를 신청해 얻어낸 것입니다. 죽음을 앞둔 헤이즐과, 역시 예외라고 확신할 수 없는 어거스터스 자신을 위해서.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여행이었습니다.

감상평 : 우리는 누구나 죽게 된다

 '우리 모두 네가 정말 그리워. 끝이 나지 않는 것 같아. 네 전투에서 우리 모두가 부상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야, 캐롤린. 네가 보고 싶어. 널 사랑해.' 캐롤린의 친구가 쓴 글을 읽고 나서 헤이즐은 자신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는 수류탄'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죽으면 그들이 오래도록 마음 아파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죽음 앞에 담대해 보였던 어거스터스도 사실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게 여실히 드러납니다. 골육종이 다시 온몸에 퍼진 그는 "사람들은 나를 기억해 줄까", "우린 이 세계에 어떤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란 생각을 떨치지 못합니다. 피터 반 호텐 작가를 만나려고 암스테르담까지 간 그들은 작가의 이면에 큰 상처를 받고 절망에 빠지지만 이를 통해 사유에 깊이를 더해가면서, 수많은 무한대 속에 '우리만의 작은 무한대'가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헤이즐과 어거스터스의 대화법은 매우 산뜻하고 신선합니다. 복잡한 감정선을 응축하여 쿨하게 주고받는 대화에는 죽음을 앞둔 소년소녀들만이 가질 수 있는 철학적 깊이가 담겨있습니다. 이 작품에는 죽음과 가까운 사람들이 남기는 철학적 명언들이 어린 십 대들의 아픔을 통해 보석처럼 빛나고 있습니다. 특히 성격은 뒤틀렸지만 글을 잘 쓰는 피터 반 호텐과, 성격은 훌륭하지만 글을 잘 못쓰는 어거스터스가 헤이즐을 위해 합작품을 만들어낸 결말은 이 작품이 독자에게 선사하는 선물과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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