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책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청춘보다 아픈 나이가 마흔이라고 말합니다. 40대 인생 보고서인 이 책에서 저자 이외수는 마흔을 위로하고 보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합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20대의 한 복판에 서 있을 때 그 청춘은 정말이지 눈이 부십니다. 미모도 체력도 열정도, 모든 게 싱싱하게 꽃 피우는 시기입니다. 미모가 훤해지니 가는 곳마다 예뻐졌다, 멋있어졌다, 힘 좋다, 칭찬 일색입니다. 체력이 넘치니 여기저기 다니기도 바쁩니다. 배울 거리, 일거리, 놀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바쁘게 찾아다닙니다. 이러다 쓰러지겠다 싶어도 늦잠 한번 푹 자고 나면 거뜬해지는 회복력도 가졌습니다. 친구도 많고 밤새워 나눌 이야기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습니다. 그런 만큼 고민도 많고 그 고민 속에서 아파할 것도 많지만 아파도 인생에 대한 자신감까지 잃지는 않습니다. 끊임없이 성장할 뿐입니다. 20대 청춘이라는 것 하나만으로도 생은 빛나고 스스로 당당합니다. 그러나 그 무엇도 영원히 머물 수는 없는 것.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열병 같은 20대, 눈부신 20대를 아쉽게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이제야말로 완벽한 어른의 삶, 30대만 해도 여전히 젊고 건강하고 아름답습니다. 삶이 만만한 게 아니라는 쓰라린 20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에 대한 자신감은 오히려 굳건해집니다.
청춘보다 아픈 나이, 마흔
그러면 40대는 어떤가요. 40대에 막 진입한 마흔이라는 나이는, 한 마디로 당혹스럽습니다. 20대를 보내고 서른이 되었을 때의 당혹감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공부를 마치고, 취업하여 사회의 새내기로 정신없이 살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때그때 통과의례와 같은 아픔을 겪지만 전반적으로 생기와 자신감 넘치던 이삼십대가 지나고 나니 어느덧 마흔입니다. 한 마디로 기성세대. 자신은 여전히 젊은데 말입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자라 교육비를 비롯한 생활비가 만만치 않게 들고 부모님 건강도 챙겨야 하는데, 자신의 건강도 슬슬 걱정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노후대책도. 열심히 살아왔건만 주변을 돌러보니 자신은 너무 초라한 느낌입니다. 40대가 되면 뭐든지 다 안정되어 있을 거라는 믿음은 20대 방황의 한 복판에서 힘들 때마다 막연하게 기대하고 상상했던 것에 불과한 것일까요. 오늘날 40대의 현실은 우리나라 경제 현실과 맞물리며 저축을 해도 돈이 모아지지 않고 언제 직장에서 물러날지 알 수 없습니다. 치솟는 물가와 감당하기 어려운 자녀교육비,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 노예의 꿈으로 바뀌어버린 내 집 마련의 꿈, 일명 하우스푸어라는 용어도 생겨났습니다. 게다가 빨라진 은퇴와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 부모와 자녀 사이에서 부양의 의무만 남은 상황 등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만큼 성실히 살았으면 이젠 풀릴 만도 한데"라는 한탄이 계속됩니다. '불혹'이라는 뜻이 무색하리만큼 주위엔 온통 유혹이 넘치는데 자신의 능력은 현실을 따라잡지 못합니다. 아직도 하고 싶은 건 많지만 꾹꾹 눌러 묻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어찌 보면 마흔은 청춘보다 훨씬 더 아픈 나이가 아닐까 합니다.
마흔의 인생 보고서
대한민국 40대 인생 보고서인 이 책은 어느 새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마흔에게 보내는 위로와 용기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마흔들이 겪는 애환과 아픔, 슬픔과 격동, 회한과 아쉬움을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한 15개의 이야기를 통해 마흔의 삶이 얼마나 축복된 시간인지 느끼도록 도와줍니다. 저자는 청춘보다 더 아파하는 마흔에게 격려하고 칭찬하고 위로합니다.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실패와 시련은 늘 있게 마련이므로 지나온 인생에 대해 잘못 살았다고 스스로 비하하지 말라고, 앞으로 남아있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고 재차 강조합니다. 때문에 저자는 '마흔을 위한 버킷리스트'를 수록하여 버킷리스트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자신만의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하나씩 실천하면서 가슴속에 묻어둔 꿈을 이루어나가기를 권합니다. 죽기 전에 후회하는 다섯 가지, 마흔의 인맥, 부자의 기준 등의 팁과 함께 소프클레스, 괴테, 스탕달, 프랭클린, 체 게바라, 데일 카네기 등의 명언도 들려주며 인생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마흔을 보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지난 세월이 아름다웠듯이 미래도 아름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 이외수
1946년 9월 10일 경남 함양군에서 출생했습니다. 외가에서 태어났다고 바깥 외(外) 자와 항렬자인 빼어날 수(秀)를 합해서 이름이 이외수가 되었다고 합니다. 1975년 <세대>지에 중편 <훈장>이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정식 등단했습니다. 강원일보에서 기자로 잠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춘천 세종학원과 원주 원일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장편 <꿈꾸는 식물>을 발표하고 몇 편의 단편을 발표하면서 창작에만 전념키 위해 1979년 모든 직장을 포기하고 이후 전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창작집 <겨울나기>, 장편 <들개>, <칼>, <신먹>, <벽오금학도> 등을 비롯해 에세이 <내 잠 속에 비 내리는데>, <말더듬이의 겨울수첩> 등을 간행했습니다. 특히 초기 작품 중 <꿈꾸는 식물>과 <장수하늘소> 등은 섬세한 감수성과 환상적 수법이 돋보이는 탐미주의적 소설로 신비체험과 초현실세계를 즐겨 다루는 이후 작품 세계를 가늠하게 하는 중요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1990년 나우 갤러리에서 '4인의 에로틱 아트전', 1994년 신세계미술관에서 선화 개인전을 개최하는 등 화가로서도 활동합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TV에도 왕성하게 출연하면서 소탈한 모습으로 대중적인 인지도도 대폭 상승했으나 2022년 4월 25일 폐렴 투병 중 사망합니다.